술이 한 잔 생각나는 밤

[에세이]인생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

대협 2022. 8. 4. 00:21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도 시간은 흘러간다. 가끔은 느리게 가도 괜찮은데, 잠시 멈춰으면 하는 사람 속은 모르고 속절없이 흘러간다. 무언가를 이루고자 했던 시간들이지만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다. 값진 인생을 살고 싶었지만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나이만 꾸준히 먹어간다. 지난 삶에 대한 후회가 없다면 시간에 대한 미련도 없었겠지. 왜 나는 그토록 지난 시간에 대한 가득한 후회로 삶을 채워가는 걸까?

어떤 삶을 살았는가에 대한 기준은 대체 뭘까?. 만약 풍성한 삶의 기준이 물질이라면, 나는 결코 성공한 삶을 살지 못했다. 물질이 아닌 인간관계 또는 나 스스로 만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더욱 알찬 삶을 살아가는 삶의 기준이라면? 어떤 기준이든 나는 지금까지의 내 삶의 결과에 대해 감히 스스로 평가 내리지 못할 것이다. 어느 순간에는 이정도면 잘하고 있어, 앞으로도 이만큼만 하면된다 생각했다가도 눈앞에 펼쳐진 달력의 숫자를 보면 한가득 밀려오는 후회와 아쉬움을 밀어낼 방법이 없다.

 

인생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누구 눈치 하나 안보고 마음껏 수염을 기르고 여행다녔던 순간들을 기억하자. 지금 내 일상 역시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저 즐기면 된다!

 

후회없는 인생은 없다. 우리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돈, 물론 돈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거짓이겠지. 다만 가끔 평생 써도 남아돌 정도의 돈이 있다고 상상해보면 막상 그리 재밌는 삶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저 내가 먹고 싶은게 있으면 큰 부담없이 먹을 수 있고, 마치 오늘 아내 몰래 회사에서 혼자 피자를 시켜 먹은 것처럼,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으면서 가끔은 사람들과 만나 편하게 술을 한 잔 할 수 있으면 된다. 이럴때는 다른 돈드는 취미 말고 독서에 재미를 붙인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결국 ‘돈'이 성공의 기준이라면, 역시나 내 삶은 아쉬움이 가득한 인생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물론 확실하게 풍요로운 삶의 기준은 '물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차고 성공적인 인생의 기준을 ‘돈'에 두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내 생각이 틀렸을지 모른다. 결국 인생에 대한 기준은 스스로 정하기에 달려있다. 오랜 시간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고 부족하나마 그 인생을 가꾸기 위해 노력해왔다. 노력은 해왔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 투성이다. 코로나가 터지며 회사에 입사를 하고 다른건 몰라도 장애인 봉사활동은 매주 빠지지 않고 해야지 마음 먹었는데, 막상 오늘도 회사 일에 치여서 봉사를 가지 못했다. 최근 두 달 정도 회사와 독서모임 때문에 아예 참여를 하지 못했다. 스스로 이런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가끔 삶에 대한 끝없는 고민으로 알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지는 순간이 있다. 그럴때마다 지나온 내 인생의 발자취를 돌아본다. 사람이 지치거나 나락에 빠지는 건 결국 타인의 삶을 자신에게 반영하는 순간에 있다. 나도 모르게 다른이들의 유튜브나 SNS 등을 보면서 지금 나 자신은 왜 이런 것인가 자책하는 경우가 있다. 한 번 비교하기 시작하면 다른 것들도 눈에 들어오고 예전같았으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을 부분들까지 꼼꼼하게 따져 나 자신을 깎아내리기 시작한다. 책도 많이 읽고 다양한 사람들도 많이 만나며 지금까지 많은 여행을 다니면서 즐거운 시간만 있었던 것 같은데, 막상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불평불만과 끝없는 자책으로 얼룩진 삶이다. 이런 무력함이 일상을 지배할 때, 나는 제발 지금 이순간 시간이 멈추기만을 기도한다.

 

흘러가는 시간을 멈출 순 없다. 쏟아진 물을 주워담을 수 없듯이 지난 삶의 여정을 되돌릴 순 없다. 인생을 갉아먹는 무기력함에서 영원히 살아가선 안된다. 나는 항상 끝없는 고뇌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치며 인생을 살아간다. 무기력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뇌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몸부림이 결국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다. 돌아보면 쉼없이 책을 읽고 여행을 다녔던 이유 역시 무력한 삶에 대한 저항이자 일종의 무기력함에 대항하는 치열한 나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지금까지 살아온 나를 돌아보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 역시 크게 다르진 않다. 우린 끊임없이 우리 자신과의 사투를 통해 인생의 퍼즐을 만들어 간다. 삶의 조각들은 누군가가 대신 맞춰줄 수도 없고, 괴롭겠지만 나 자신이 하나하나 끼워보고 맞춰가야만 하는 것이 인생이다.

 

지나간 시간을 붙잡지는 않으련다. 항상 후회와 미련으로 삶을 한탄하지만 이것마저 결국에는 흘러가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인생의 찌꺼기를 다시 새로운 삶의 희망으로 채울 수 있다. 나는 지금도 부지런히 썩어 고인 인생을 흘려보내고 새로운 미래의 시간으로 채워가고 있다. 끝없는 현실 부정과 미래에 대한 한탄은 현재뿐만 아니라 다가올 시간까지 미리 쓸모없는 순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항상 스스로에게 외쳐왔다.

 

"후회와 미련을 남기지 말자!"

 

우리의 미래와 나 자신의 모습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후회와 미련을 남기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처절한 나의 모습,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무력함의 늪에 빠져 발버둥치던 나의 모습을 글로 정리해보고 싶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글을 쓰고 있는 내 모습 역시 그런 노력들의 일환일 것이다. 그저 나 자신만 바라보면 된다. 타인의 삶과 모습은 결코 내가 걸어갈 미래의 기준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사랑하고 믿음으로 나아감으로써 인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무엇인지, 앞으로 내가 살아갈 인생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 것인지 깨달을 수 있다.